#그 친구 .
인생을 살아오면서 한 번뿐인 학창시절. 그리고 사회 초년생시절.
지나와 보면 정말 행복했지만 그 시기를 막상 보낼땐 행복한 것을 모르고 놓치고 지나쳐 버리곤한다.
내 머리 속이 누군가로 가득했던 그 때 덜 이기적이던 나.
대학생때 나는 CC였다. 같이 수업을 듣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은 기숙사에서 아침에 또 같이 밥을 먹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학창시절을 보낸 그 친구.
나에게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해주고 날 많이 사랑해줘서 나의 자존감 높여준 정말 고마운 친구.
하지만 그런 착하고 고마운 친구와도 취업준비시기에 헤어졌다.
그리고 정말 고독하고 쓸쓸하고 불안한 취업준비 시기를 지나 사회인이 된지도 5년이 지났다.
회사원이 되고 소개팅을 처음 시작했다.
내가 사회인이 되고 했던 소개팅에서는 '그냥 너라서 좋아'라는 것이 유치한 것이었다.
내가 경험한 연애가 너무 잔잔하고 포근하고 서서히 깊어지는 연애라서 였을까
그런게 사랑이였고, 연애의 시작이고, 연애였다고 여겼기 때문이였을까
그렇게 헤어진 나와 그 친구의 인연은 내가 취업하고 다시 그 친구로부터 연락이 오고나서
애매한 관계로 이어져왔다. 헤어지고 처음 다시 만났을때. 너무 설렜다. 다시 우린 만나는 걸까.
그 친구랑 헤어지고 많이 후회했다. 내 인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소중한 인연을 놓친건 아니였을까 하고..
다시 또 그런 순수하고 솔직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헤어지는 과정에서 누구든 상처를 주고, 또 어떻게든 받고 서로 아프다.
나도 많이 아팠었다. 취업준비 시기에 나는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부모님의 사업도 어려워 빨리 어디든 취업을 원하셨지만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 6개월만 더 공부하게 지원해달라고 어렵게 부탁드렸고, 하루하루 정말 조급하고
또 조급한 마음으로 치열하게 살아갔다.
그 당시 동갑이던 그 친구는 아직은 나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있고, 나만 조급했다.
중간, 기말 시험이 끝나도 자격증과 취업준비로 도서관과 집만 오가는 날위해서 같이 도서관에 와주고 또 집까지 데려다 주고 세상에 둘도 없이 따뜻한 관계였다.
오래 만나오면서 그 친구한테 섭섭했던 건, 화나서 싸운 건 두개 였다.
나를 sns에 자랑하듯이 자주 올리던 그 친구는 어느날 프사로도 나를 해뒀다. 그래서 기분이 좋으면서 머야 하면서 물었더니 귀여워서 라고 했다. 그래서 티는 많이 안내면서 엄청 좋아하고 있으면서 내가 바꾸라고 할때까지 바꾸지마 라고 말했는데, 갑자기 강아지 사진으로 바뀐 그 친구한테 왜 바꿨냐고 물으니까 자기 엄마가 프사까지 oo로 해놓냐 라고 뭐라고 해서 귀찮아서 바꿨다고 말했다. ;;;;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웠다. 그런걸 간섭하는 엄마도 엄마인데, 그렇다고 진짜 바꾸는 그 애도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동안 같이 찍은 sns에 올린 것들을 다 지웠다. 이런거 하지 말자라고 했다. 그렇게 크게 싸움이 일어났다. .. 이게 아마 처음 싸웠던 거 같다.
그 뒤에 싸운 건 둘 다 학생이라서 돈을 넉넉하지 않은 시기였던 것을 생각했을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없는 일이기도 한데나는 생일날 작은 케익이더라도 초에 불을 붙이고 후~ 부는걸 가장 좋아한다. 어떤 비싼 선물 보다도 말이다.
근데 내 생일날 밥도 사주고, 신경써서 선물도 사준 남자친구한테 케익에 후 부는걸 안해준다고 ㅋㅋㅋㅋㅋㅋ
싸웠었다. 근데 그 당시 내가 생각이 많이 어렸지만, 당시엔 너무 섭섭했다. 그래서 내 돈으로 케익을 샀는데. 그게 또 화가나서 신경질을 냈었다. 그리고 집에 간다고 막 뛰어가는데 뒤쫓아오던 남자친구가 살며시 떠오른다. ㅋㅋ.....
이 어이없는 생일날 에피소드 말고는 사실 특별히 싸웠던게 기억도 안난다. 너무 오래 되기도 해서 많이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만. 내게 정말 따뜻하고 착하고 좋은 남자친구였다. 그 친구는
그런 그 친구와 내가 멀어지게 된 건 언제였을까.
첫 번째 는 취업준비 시간의 나의 위축된 자존감과 조급한 마음이 였던 것 같다.
시간과 돈에 쫓기며 하루하루 너무 힘들었는데, 가고 싶던 회사 필기시험에서 처음 떨어진 날.
착한 남자친구는 밤 9시쯤 그 소식을 듣고 치킨을 먹자며 나를 불렀다. 준비 안하고 그냥 써본거야 했지만 내심 많이 기대했었고, 실망해 하고 있는 날 위로해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신나서 그 친구를 보러 나갔고 우리 둘은 치킨 집으로 손을 잡고 걸어갔다. 그때 그 친구의 어머니가 전화가 왔다. 그 친구의 어머니는 "이 시간에 어디야?"라고 차갑게 물으셨고, 남자친구였던 그 친구는 "oo가 시험 떨어져서 위로해줄 겸 치킨 먹으러 가"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서 그 친구의 어머니는 " oo이는 시험 떨어지고 치킨 먹으면, 합격하고는 뭘 먹는데?"라고 아무렇지 않게 물으셨고, 그 뒤로 몇 마디를 더 나누고 전화는 끝났다. 그 친구 어머니의 그 아무렇지 않은 말이 당시의 나를 땅끝까지 끌어내렸다. 사실 그 친구의 어머니를 실제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 정이 많은 분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남자친구한테도 '야'라는 말도 많이 쓰셨으니까... 근데 그동안 쫓기며 살아오면서 힘든 것들이 그 말을 곱씹어 생각하고 또 생각할 수록 너무 마음이 아팠다. 치킨을 먹는데...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목이 메어왔다. 그러다 결국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괜히 신경질 내면서 기분 좋게 나갔다 기분 나쁘게 돌아왔다. 그날 사실 알게 된지 얼마 안된 경비 아저씨도 더 좋은 곳 갈꺼야, 고생했어, 또 하면 되지, 아직 어리잖아~ , 라고 말해주셨는데 그래도 자기 아들과 오래 만난 여자애한테 그런식으로 말하다니 정말 속상하고 분했다.
난 그 아무렇지 않은 한 마디로 인해 더 독해졌던 것 같다.
'시험합격하면 소고기 먹을꺼야!!!', '시험 떨어지면 치킨먹는것도 아까운건가??', '시험떨어졌는데 뭐! 치킨 먹으면 기분 좋아지잖아!!' 아.. 이 글을 적으면서도 그때 생각이 나면서 정말 울컥한다.
그 뒤로 난 더 열심히 공부했고, 규칙적으로 생활했고 나만 보고 생활했다. 그러다 여름이 왔고
남자친구랑 오랜만에 빙수를 먹으러 가기고 해서 만났는데. 이틀 뒤 토익시험이 있어서 조급했지만 그래도 잠시 빙수는 맛있게 먹고 들어가자라는 마음으로 그 친구를 만났다. 빙수집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다 기다려야 했다. 특히나 많이 기다리는 곳에서 먹자하는 그 친구가 그냥 갑자기 너무 미웠다. 치킨 먹고 돌아오던 날 이후 삐뚤어져버린 내 마음이 문제였을까? 그 친구가 내 공부 방해하는 사람. 으로 보였고 당시엔 그 친구가 괜히 미워서 그 친구한테 쓰는 돈고 시간도 다 아까운 것 같았다. 서로 빙수 기다리는 거 때문에 다투다가 집으로 갔는데, 이번엔 그 친구가 붙잡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 가서 전화로 엄청 싸웠고, 처음으로 헤어지자라는 말을 내뱉어 버렸다. 그리고는 머리속에 하얗게 되서 내일 만나서 이야기하자라고 하고 카페에서 만났는데 담담한 그 친구가 웃지 않고 차분한 말투로
진심으로 이별을 말했다. .. 머리 속이 정말 하얗게 됐다. 웃으면서 싸운건데 왜 그래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난 차였다. 처음엔 멍했고, 그냥 잠시 심하게 싸운거라고 생각했고, 그 친구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그 친구한테 차갑게 대하면서 내 앞길만 갔던 지난 날들이 스쳐지나갔다. 이런 저런 생각들로 밤을 샜고, 그렇게 준비했던 토익시험을 포기하고 그 친구네 집앞으로 찾아갔다. 카톡으로 집앞이라고 보내고 너 올때 까지 기다릴거라고 해도 지금은 만나기 싫다라는 말뿐이였다. 그래도 난 기다리면서 전화를 계속했다.. 그러다... 그 친구의 그 엄마라는 사람이 전화를 받았는데
그 친구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들어와서 지금 자고 있다며 나중에 다시 만나라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셨다..
그렇게 집에 와서 정말 펑펑 울었던거 같다. 그렇게 내가 목 메고 준비했던 토익시험도 안보러가고 그 친구한테 사과하러 갔지만 이미 늦어버린 그 순간들이.. 사랑도 꿈도 다 놓친 내 자신이 너무 미웠고, 마음 한켠은 뻥 구멍이 뚫린것 같았다. 얼마나 울었을까. 그냥 기숙사 방바닥에 누워서 계속 울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뒤에 내 학교생활과 내 취업준비 시간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정신없이 살다가 나는 몇 개월뒤 원하는 회사에 합격했다.
그리고 그 친구한테 합격 축한한다라는 연락을 받았고, 그 뒤 우리는 한번 보자 해서 만나게됐다.
만나자마자 서로를 그리워 했다는게 느껴졌다. 다시 만났는데 여전히 그 때 따뜻했던 느낌 그대로 였다. 너무 그대로여서 신기했다. 같이 자주 걷던 길을 걸었고, 그동안 서로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도서관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나온 우리는 자연스럽게 뭐에 이끌리듯 키스를 했다. 너무 익숙한 느낌인데, 오랜만이라 다시 설렜다. 그런데 입맞춤 뒤에 그 친구는 '아,, 이러면 안되는데..미안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것 같아서 실망했다..
그렇게 어색해진 뒤에 그 친구가 우리집 까지 데려다 주는데 머리 속이 복잡했다.. 그래서 우리 어떻게 할꺼야라고 물었고, 사귀는거야? 너 마음은 어떤데? 라고 묻자. 그 친구는 사귀는데 엄마한테는 말 안하고 사귀자..라는 의아한 대답을 했다.. 나랑 헤어졌다고 말했는데 또 얼마 안되서 다시 사귄다고 말하기가 그렇다고, 이해가 안되는 말이었고, 난 실망해서 됐다고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하고 집에와서 또 다시 이별을 겪었다.
그 애의 우유부단함이. 확실함이 없는게 싫었다. 그 키스는 뭐였을까. 난 확실했는데.. 화가났다. 다신 연락하지 말아야지. 마음 먹었다. 우린 진짜 끝이다라고 생각했다.
난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 우리가족처럼 아무리 힘들고 어려움이 있어도 가족끼리를 똘똘 뭉치는 그래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삶을 이겨가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한번도 본 적없는 그 친구의 엄마가 너무 미웠다. 그래서 이미 틀어져버린 사이라 그 친구와 결혼은 아니라는 걸 마음 속으로 단정 지었다. 그렇게 훌훌 털어버렸다. 그렇게 그 친구와 안되는 이유를 합리화를 시켰다. 그 친구 생각이 날때마다. 계속 그런 합리화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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