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치가 빠르다. 눈치를 보는게 너무 익숙해 삶의 일부분이 됐다.
연애를 하는 중에도 눈치를 본다.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사람눈엔 머리엔 내가 우선인지 다른 것들이 우선인지.
눈치 빠르다, 남의 마음을 잘 읽는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보고 싶지 않은 연준이 마음을 연준이 행동을 통해 알게될 때마다 너무 아프다.
연준이라는 친구를 알게되고, 설레고, 사랑하게됐었다.
연준이와의 연애가 따뜻하고, 포근했던 순간들도 많았지만
나를 사랑했던 그애의 행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어 가는 것들을 봤을때
마음의 결의 한겹씩 벗겨져 나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게 익숙해져 가는 것이라고 하고, 오랜 연애를 하는 사람들을 당연한 것이라고해도
누군가와 한번도 1년이상이라는 긴 연애를 해보지 못한 나로써는 그렇게 한겹 한겹 벗겨져 나가는 것들이
내 가슴속을 파고들어가서 너무 쓰라렸고 아팠다. 처음에는 아프다. 앞으로 이렇게 해줘라. 말도 해봤는데
그게 점점 잘 안된다. 근데 내가 연준이를 점점 더 사랑하게 되서 점점 더 아파왔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연준이는 하나의 세상이 되어갔고, 내 삶의 안식처이자 내가 가장 머물고 싶은 하나의 방이되어가는데
연준이에게는 가족방, 친구방, 축구방, 그리고 내방 이렇게 4개의 방이 존재했다.
그런데 그 방들중에 내가 가장 우선순위가 낮은 느낌이 들게 하는 연준이의 행동은 특히나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심장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내가 가장 힘들어서 무너지던 날 연준이는 한번도 내 곁을 지켜주지 않았다.
처음으로 있어줬으면 했던 날도 치킨 기프티콘을 내게 보내주고 여동생과 치킨을 시켜먹었다
내게로 달려와 나와 함께 치킨을 먹어줬으면 어땠을까, 그쯤 연준이는 내 마음이 부담스럽라는 말도 했었다.
그 뒤로 나는 연준이에게 힘들떄 기대는게 너무 어렵고 무서워졌다. 그러다 또 힘든 날에 부딪혀 두번째로 무너진날엔 울고 힘들어하는 내가 계속 힘들다 이렇게 해줘라 나는 이렇게 슬프다 하는 나를 두고 연준이는 계속 졸다가 화내다가 상처주는 말들로 내 가슴에 비수를 꽂다가 나를 홀로 남겨두고 축구를 하러 갔다
연준이는 말로는 변하지 않았다. 아직도 사랑한다. 항상 내게 말하지만 연준이가 내게 하는 행동은 그렇게 말해주지 않는다. 연준이가 취직하고 나서부터 들기 시작한 이 마음이 연준이네서 밥을 먹고 더 강력해져서 그리고 내 마음이 폭발해서 우리에게 큰 시련이 왔었고 그게 계속 이어지는중이다. 서로의 마음이 갈려지는 중인 것 같다.
그 큰 시련이후에 나는 잠을 잘 못잔다. 아니 잠을 잘 못자는 날이 많아졌다. 누군가와의 결혼이든 평범한 가족을 만드는걸 꿈꿔본 적이 없었다. 지금 내가 속한 가족들을 지켜주고 싶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였으니까. 그러다가 내 삶에 내가 중심이 되고 싶게 만드는 연준이를 만나 내 몫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졌고,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싶어졌다. 그게 새로운 행복이고 진짜 행복이 되어줄 거라고 믿었는데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껴졌다. 더 행복해지는 것이 아닌 더 불행해지는 것이 보인다. 연준이가 취준생때는 그냥 연준이가 너무 좋았고 연준이 존재만으로 날 너무 따뜻하게 해줬는데 나는 그 따뜻하고 세심함이 좋아서 사랑하게 된 건데 그게 남아있지 않고 그 모습은 원래의 연준이가 아니라는 것이 점점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이 연애를 그만하고 싶다. 처음 연준이네서 밥을 먹고 온 날부터 지금까지 어쩌면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이 연애를 끝내고 싶었는데, 내 감정이 내 마지막 기대가 연준이를 변호하고 나를 비난하면서 이 연애를 이어온 것 같다.
사랑을 해서 아프기도 하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게 많아져서 많은 것을 주게 되고, 그렇게 내 마음도 주게 됐는데. 그걸로 끝나면 되는건데 또 그 만큼 받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그 마음이, 그 기대가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그치만 예전의 연준이는 내가 조금만 기대해도 그 이상을 해줬었는데 이젠 조금만 기대한 만큼만 해달라고 해도 억지로 해주는 느낌과 가끔을 내가 말한것도 까먹기 일쑤다.
연준이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죄책감을 느끼게 만든다. 또 이런 내 마음이 과하다고 한다. 이런 내 마음이 커지게 한것도 연준이를 사랑하게 만든것도 연준인데. 처음 연준이를 만났을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게 해주세요라고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요즘엔 아무리 사랑의 콩깍지가 씐 나라도 아니다. 잘못됐다. 라고 속으로 외치게 된다. 여자친구에게 9만원짜리 목도리 사주려다가 친구들 빚진 형편이라 만원 짜리를 사준 남자친구다. 힘든 형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너무 아팠는데, 미안하고 고맙고 속상했는데. 그 다음날 연준이는 여동생 실직했다고 20만원 생일 선물로 준다고 말했다. 그래 그럴수 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연준이는 친구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5만원씩 냈다고 했다. 그리고 분명 택시도 탈텐데... 화가 폭발해버렸다. 황연준이 친구들 빚 때문에 아끼고 있는건 내가 유일했다. 내가 연준이를 이렇게 만든걸까. 내가 너무 잘해줘서 내가 너무 내 마음을 다 줬어서. 내가 괜찮다해버려서 일까. 이렇게 된게 나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사랑했던 연준이를 내가 착각했던 걸까 지금의 연준이가 진짜 연준이인걸까.
내가 사랑했던 연준이는 더이상 남아있지 않는다.
내가 사랑했던 연준이는 나를 사랑해주던 연준이가 사라졌다.
우리 둘 사이 믿음도 신뢰도 약속도 흐려졌다.
너무 힘들어서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다.
푹자고 싶고, 그만 힘들고 싶고, 그만 아프고 싶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서로 어렵고 힘들어도 서로 너무 사랑하는 사람만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사람만 내 곁에 있다면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는 연준이를 믿고 의지할수가 없어졌다. 그동안 연준이의 일관되지 않은 행동과 내게 화내고 변명하는 모습들이 나를 나중으로 미뤄버리는 연준이의 모습들이 말이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이 되고 행동은 그 사람의 습관이 된다. 그리고 그 습관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연준이는 너무 나와 다르며,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인격을 가졌다. 이젠 정말 아니다. 아닌건 아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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