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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28. 13:03 나와 타인의 이야기

나는 눈치가 빠르다. 눈치를 보는게 너무 익숙해 삶의 일부분이 됐다.

 

연애를 하는 중에도 눈치를 본다.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사람눈엔 머리엔 내가 우선인지 다른 것들이 우선인지.

눈치 빠르다, 남의 마음을 잘 읽는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보고 싶지 않은 연준이 마음을 연준이 행동을 통해 알게될 때마다 너무 아프다.  

 

연준이라는 친구를 알게되고, 설레고, 사랑하게됐었다.

 

연준이와의 연애가 따뜻하고, 포근했던 순간들도 많았지만

나를 사랑했던 그애의 행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어 가는 것들을 봤을때

마음의 결의 한겹씩 벗겨져 나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게 익숙해져 가는 것이라고 하고, 오랜 연애를 하는 사람들을 당연한 것이라고해도

누군가와 한번도 1년이상이라는 긴 연애를 해보지 못한 나로써는 그렇게 한겹 한겹 벗겨져 나가는 것들이

내 가슴속을 파고들어가서 너무 쓰라렸고 아팠다. 처음에는 아프다. 앞으로 이렇게 해줘라. 말도 해봤는데

그게 점점 잘 안된다. 근데 내가 연준이를 점점 더 사랑하게 되서 점점 더 아파왔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연준이는 하나의 세상이 되어갔고, 내 삶의 안식처이자 내가 가장 머물고 싶은 하나의 방이되어가는데

연준이에게는 가족방, 친구방, 축구방, 그리고 내방 이렇게 4개의 방이 존재했다.

 

그런데 그 방들중에 내가 가장 우선순위가 낮은 느낌이 들게 하는 연준이의 행동은 특히나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심장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내가 가장 힘들어서 무너지던 날 연준이는 한번도 내 곁을 지켜주지 않았다.

처음으로 있어줬으면 했던 날도 치킨 기프티콘을 내게 보내주고 여동생과 치킨을 시켜먹었다

내게로 달려와 나와 함께 치킨을 먹어줬으면 어땠을까, 그쯤 연준이는 내 마음이 부담스럽라는 말도 했었다.

그 뒤로 나는 연준이에게 힘들떄 기대는게 너무 어렵고 무서워졌다. 그러다 또 힘든 날에 부딪혀 두번째로 무너진날엔 울고 힘들어하는 내가 계속 힘들다 이렇게 해줘라 나는 이렇게 슬프다 하는 나를 두고 연준이는 계속 졸다가 화내다가 상처주는 말들로 내 가슴에 비수를 꽂다가 나를 홀로 남겨두고 축구를 하러 갔다

 

연준이는 말로는 변하지 않았다. 아직도 사랑한다. 항상 내게 말하지만 연준이가 내게 하는 행동은 그렇게 말해주지 않는다. 연준이가 취직하고 나서부터 들기 시작한 이 마음이 연준이네서 밥을 먹고 더 강력해져서 그리고 내 마음이 폭발해서 우리에게 큰 시련이 왔었고 그게 계속 이어지는중이다. 서로의 마음이 갈려지는 중인 것 같다.

 

그 큰 시련이후에 나는 잠을 잘 못잔다. 아니 잠을 잘 못자는 날이 많아졌다. 누군가와의 결혼이든 평범한 가족을 만드는걸 꿈꿔본 적이 없었다. 지금 내가 속한 가족들을 지켜주고 싶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였으니까. 그러다가 내 삶에 내가 중심이 되고 싶게 만드는 연준이를 만나 내 몫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졌고,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싶어졌다. 그게 새로운 행복이고 진짜 행복이 되어줄 거라고 믿었는데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껴졌다. 더 행복해지는 것이 아닌 더 불행해지는 것이 보인다. 연준이가 취준생때는 그냥 연준이가 너무 좋았고 연준이 존재만으로 날 너무 따뜻하게 해줬는데 나는 그 따뜻하고 세심함이 좋아서 사랑하게 된 건데 그게 남아있지 않고 그 모습은 원래의 연준이가 아니라는 것이 점점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이 연애를 그만하고 싶다. 처음 연준이네서 밥을 먹고 온 날부터 지금까지 어쩌면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이 연애를 끝내고 싶었는데, 내 감정이 내 마지막 기대가 연준이를 변호하고 나를 비난하면서 이 연애를 이어온 것 같다.

 

사랑을 해서 아프기도 하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게 많아져서 많은 것을 주게 되고, 그렇게 내 마음도 주게 됐는데. 그걸로 끝나면 되는건데 또 그 만큼 받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그 마음이, 그 기대가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그치만 예전의 연준이는 내가 조금만 기대해도 그 이상을 해줬었는데 이젠 조금만 기대한 만큼만 해달라고 해도 억지로 해주는 느낌과 가끔을 내가 말한것도 까먹기 일쑤다.

 

연준이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죄책감을 느끼게 만든다. 또 이런 내 마음이 과하다고 한다. 이런 내 마음이 커지게 한것도 연준이를 사랑하게 만든것도 연준인데. 처음 연준이를 만났을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게 해주세요라고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요즘엔 아무리 사랑의 콩깍지가 씐 나라도 아니다. 잘못됐다. 라고 속으로 외치게 된다. 여자친구에게 9만원짜리 목도리 사주려다가 친구들 빚진 형편이라 만원 짜리를 사준 남자친구다. 힘든 형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너무 아팠는데, 미안하고 고맙고 속상했는데. 그 다음날 연준이는 여동생 실직했다고 20만원 생일 선물로 준다고 말했다. 그래 그럴수 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연준이는 친구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5만원씩 냈다고 했다. 그리고 분명 택시도 탈텐데... 화가 폭발해버렸다. 황연준이 친구들 빚 때문에 아끼고 있는건 내가 유일했다. 내가 연준이를 이렇게 만든걸까. 내가 너무 잘해줘서 내가 너무 내 마음을 다 줬어서. 내가 괜찮다해버려서 일까. 이렇게 된게 나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사랑했던 연준이를 내가 착각했던 걸까 지금의 연준이가 진짜 연준이인걸까.

 

내가 사랑했던 연준이는 더이상 남아있지 않는다.

 

내가 사랑했던 연준이는 나를 사랑해주던 연준이가 사라졌다.

우리 둘 사이 믿음도 신뢰도 약속도 흐려졌다.

너무 힘들어서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다.

푹자고 싶고, 그만 힘들고 싶고, 그만 아프고 싶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서로 어렵고 힘들어도 서로 너무 사랑하는 사람만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사람만 내 곁에 있다면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는 연준이를 믿고 의지할수가 없어졌다. 그동안 연준이의 일관되지 않은 행동과 내게 화내고 변명하는 모습들이 나를 나중으로 미뤄버리는 연준이의 모습들이 말이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이 되고 행동은 그 사람의 습관이 된다. 그리고 그 습관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연준이는 너무 나와 다르며,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인격을 가졌다. 이젠 정말 아니다. 아닌건 아닌거다.

 

 

posted by 파란수선화
2019. 5. 31. 21:42 나와 타인의 이야기

내 삶의 기쁨이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란 무엇일까.

누군가와 나 사이의 관계를 말할떄

더 사랑하고 덜 사랑하고가 중요한게 아니다.

결국엔 둘 사이의 마음은 정확히 같게 된다.

 

내가 누군가를 상처 줬다고 후회하고 마음 아파하지 마라.

그 상처가 똑같이 부메랑처럼 너에게도 돌아온다.

 

남녀는 서로 자기짝을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왜? 그럴까? 더 행복해지려고 하는걸까?

아니면 생리적인 욕구를 풀기 위해서 일까?

내 자신이 왜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남들이 다 연애하고 남들이 다 결혼하니까 조급한 마음에 나도 누구하나 옆에 둬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만나왔던건 아닐까. 그 사람의 손을 잡고 싶지도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식으로만 그 사람을

딱 그 만큼만 대했던게 아닐까. '나 너 좋아해' '너도 나 좋아하지' '우리 사귈래'

누군가와의 관계를 변화 시키는데는 이렇게 세 마디만 주고 받으면 되는데...

 

생각이 너무 많다. 계산이 너무 많다. 손해를 보기 싫어한다. 상처받기가 싫다.

그렇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지 않을까. 아니 그렇다면 사랑을 할 수 없지 않을까.

20살에 <오만과 편견>영화를 참 감명깊게 봤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결혼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하는 것일뿐.

사랑이 이뤄낸 결과물은 아닌걸까.

누군가와 매일 함께 잠들고 싶을만큼 좋아할 수는 있을까

나는 그런 사람을 만나봤을까...

 

하루 이틀, 한달 이하를 만난 남자친구들을 빼고, 한 달 이상 만났던 남자들은 총

20살 KH / 21살 JW/ 23살 SW/ 27살 JG 4명 이였다. 

그리고 20살, 21살, 23살, 27살, 28살 살면서 다섯명의 남자들과 키스를 해봤다.

하지만 그 중에 그 사람과 자고 싶다라고 느낌은 줬던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 잠자리를 갖지 않았다.

좋아하고 같이 있으면 행복했다. 하지만 꼭 잠자리를 함께 해야만 사랑이 완성되는 걸까.

 

직장인이 되고 만났던 남자는 3달이상을 못 사겼다. 학생때보다 잠자리를 요구하는 시간이 앞당겨졌다.

하지만 그 사람과 내가 헤어진게 잠자리 때문만은 아니긴 했지만, 어느정도를 차지하긴 했던것 같다.

 

23살에 만났던 친구와 나의 인연은 참 질겼다. 하지만 2012년의 인연이 2019년 종결했다.

그애와 나의 마음은 2012년엔 맞았지만 2019년엔 틀렸다.

가장 오랜 시간 그리웠고, 후회됐고 미련이 남았던 연애였지만, 그애에게 실망하고 난 뒤

그애를 향했던 마음은 와르르 무너졌다.

 

남자들은 날 쉽게 좋아한다. 소개팅에 나가면 다 나를 좋아한다.

그래서 난 오만해졌던것 같다. 그리고 그들에게 편견을 가졌다.

나에대해서 뭘 알고 날 좋아하는 걸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들의 눈에만 보이는 나를 좋아하는 것일까

나에게 있어 소개팅은 연극인데. 그 연극을 그 사람과 만날때는 항상 해야 하는 걸까.

 

 

 

posted by 파란수선화
2019. 4. 10. 10:21 나와 타인의 이야기

#그 친구 .

 

인생을 살아오면서 한 번뿐인 학창시절. 그리고 사회 초년생시절.

 

지나와 보면 정말 행복했지만 그 시기를 막상 보낼땐 행복한 것을 모르고 놓치고 지나쳐 버리곤한다.

 

내 머리 속이 누군가로 가득했던 그 때 덜 이기적이던 나.

대학생때 나는 CC였다. 같이 수업을 듣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은 기숙사에서 아침에 또 같이 밥을 먹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학창시절을 보낸 그 친구.

나에게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해주고 날 많이 사랑해줘서 나의 자존감 높여준 정말 고마운 친구.

하지만 그런 착하고 고마운 친구와도 취업준비시기에 헤어졌다.

그리고 정말 고독하고 쓸쓸하고 불안한 취업준비 시기를 지나 사회인이 된지도 5년이 지났다.

 

회사원이 되고 소개팅을 처음 시작했다.

내가 사회인이 되고 했던 소개팅에서는 '그냥 너라서 좋아'라는 것이 유치한 것이었다.

내가 경험한 연애가 너무 잔잔하고 포근하고 서서히 깊어지는 연애라서 였을까

그런게 사랑이였고, 연애의 시작이고, 연애였다고 여겼기 때문이였을까

 

그렇게 헤어진 나와 그 친구의 인연은 내가 취업하고 다시 그 친구로부터 연락이 오고나서

애매한 관계로 이어져왔다. 헤어지고 처음 다시 만났을때. 너무 설렜다. 다시 우린 만나는 걸까.

그 친구랑 헤어지고 많이 후회했다. 내 인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소중한 인연을 놓친건 아니였을까 하고..

다시 또 그런 순수하고 솔직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헤어지는 과정에서 누구든 상처를 주고, 또 어떻게든 받고 서로 아프다.

나도 많이 아팠었다. 취업준비 시기에 나는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부모님의 사업도 어려워 빨리 어디든 취업을 원하셨지만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 6개월만 더 공부하게 지원해달라고 어렵게 부탁드렸고, 하루하루 정말 조급하고

또 조급한 마음으로 치열하게 살아갔다.

그 당시 동갑이던 그 친구는 아직은 나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있고, 나만 조급했다.

중간, 기말 시험이 끝나도 자격증과 취업준비로 도서관과 집만 오가는 날위해서 같이 도서관에 와주고 또 집까지 데려다 주고 세상에 둘도 없이 따뜻한 관계였다.

오래 만나오면서 그 친구한테 섭섭했던 건, 화나서 싸운 건 두개 였다.

나를 sns에 자랑하듯이 자주 올리던 그 친구는 어느날 프사로도 나를 해뒀다. 그래서 기분이 좋으면서 머야 하면서 물었더니 귀여워서 라고 했다. 그래서 티는 많이 안내면서 엄청 좋아하고 있으면서 내가 바꾸라고 할때까지 바꾸지마 라고 말했는데, 갑자기 강아지 사진으로 바뀐 그 친구한테 왜 바꿨냐고 물으니까 자기 엄마가 프사까지 oo로 해놓냐 라고 뭐라고 해서 귀찮아서 바꿨다고 말했다. ;;;;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웠다. 그런걸 간섭하는 엄마도 엄마인데, 그렇다고 진짜 바꾸는 그 애도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동안 같이 찍은 sns에 올린 것들을 다 지웠다. 이런거 하지 말자라고 했다. 그렇게 크게 싸움이 일어났다. .. 이게 아마 처음 싸웠던 거 같다.

그 뒤에 싸운 건 둘 다 학생이라서 돈을 넉넉하지 않은 시기였던 것을 생각했을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없는 일이기도 한데나는 생일날 작은 케익이더라도 초에 불을 붙이고 후~ 부는걸 가장 좋아한다. 어떤 비싼 선물 보다도 말이다.

근데 내 생일날 밥도 사주고, 신경써서 선물도 사준 남자친구한테 케익에 후 부는걸 안해준다고 ㅋㅋㅋㅋㅋㅋ

싸웠었다. 근데 그 당시 내가 생각이 많이 어렸지만, 당시엔 너무 섭섭했다. 그래서 내 돈으로 케익을 샀는데. 그게 또 화가나서 신경질을 냈었다. 그리고 집에 간다고 막 뛰어가는데 뒤쫓아오던 남자친구가 살며시 떠오른다. ㅋㅋ.....

이 어이없는 생일날 에피소드 말고는 사실 특별히 싸웠던게 기억도 안난다. 너무 오래 되기도 해서 많이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만. 내게 정말 따뜻하고 착하고 좋은 남자친구였다. 그 친구는

 

그런 그 친구와 내가 멀어지게 된 건 언제였을까.

첫 번째 는 취업준비 시간의 나의 위축된 자존감과 조급한 마음이 였던 것 같다.

시간과 돈에 쫓기며 하루하루 너무 힘들었는데, 가고 싶던 회사 필기시험에서 처음 떨어진 날.

착한 남자친구는 밤 9시쯤 그 소식을 듣고 치킨을 먹자며 나를 불렀다. 준비 안하고 그냥 써본거야 했지만 내심 많이 기대했었고, 실망해 하고 있는 날 위로해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신나서 그 친구를 보러 나갔고 우리 둘은 치킨 집으로 손을 잡고 걸어갔다. 그때 그 친구의 어머니가 전화가 왔다. 그 친구의 어머니는 "이 시간에 어디야?"라고 차갑게 물으셨고, 남자친구였던 그 친구는 "oo가 시험 떨어져서 위로해줄 겸 치킨 먹으러 가"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서 그 친구의 어머니는 " oo이는 시험 떨어지고 치킨 먹으면, 합격하고는 뭘 먹는데?"라고 아무렇지 않게 물으셨고, 그 뒤로 몇 마디를 더 나누고 전화는 끝났다. 그 친구 어머니의 그 아무렇지 않은 말이 당시의 나를 땅끝까지 끌어내렸다. 사실 그 친구의 어머니를 실제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 정이 많은 분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남자친구한테도 '야'라는 말도 많이 쓰셨으니까... 근데 그동안 쫓기며 살아오면서 힘든 것들이 그 말을 곱씹어 생각하고 또 생각할 수록 너무 마음이 아팠다. 치킨을 먹는데...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목이 메어왔다. 그러다 결국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괜히 신경질 내면서 기분 좋게 나갔다 기분 나쁘게 돌아왔다. 그날 사실 알게 된지 얼마 안된 경비 아저씨도 더 좋은 곳 갈꺼야, 고생했어, 또 하면 되지, 아직 어리잖아~ , 라고 말해주셨는데 그래도 자기 아들과 오래 만난 여자애한테 그런식으로 말하다니 정말 속상하고 분했다.

 

난 그 아무렇지 않은 한 마디로 인해 더 독해졌던 것 같다.

'시험합격하면 소고기 먹을꺼야!!!', '시험 떨어지면 치킨먹는것도 아까운건가??', '시험떨어졌는데 뭐! 치킨 먹으면 기분 좋아지잖아!!' 아.. 이 글을 적으면서도 그때 생각이 나면서 정말 울컥한다.

그 뒤로 난 더 열심히 공부했고, 규칙적으로 생활했고 나만 보고 생활했다. 그러다 여름이 왔고

남자친구랑 오랜만에 빙수를 먹으러 가기고 해서 만났는데. 이틀 뒤 토익시험이 있어서 조급했지만 그래도 잠시 빙수는 맛있게 먹고 들어가자라는 마음으로 그 친구를 만났다. 빙수집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다 기다려야 했다. 특히나 많이 기다리는 곳에서 먹자하는 그 친구가 그냥 갑자기 너무 미웠다. 치킨 먹고 돌아오던 날 이후 삐뚤어져버린 내 마음이 문제였을까? 그 친구가 내 공부 방해하는 사람. 으로 보였고 당시엔 그 친구가 괜히 미워서 그 친구한테 쓰는 돈고 시간도 다 아까운 것 같았다. 서로 빙수 기다리는 거 때문에 다투다가 집으로 갔는데, 이번엔 그 친구가 붙잡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 가서 전화로 엄청 싸웠고, 처음으로 헤어지자라는 말을 내뱉어 버렸다. 그리고는 머리속에 하얗게 되서 내일 만나서 이야기하자라고 하고 카페에서 만났는데 담담한 그 친구가 웃지 않고 차분한 말투로

진심으로 이별을 말했다. .. 머리 속이 정말 하얗게 됐다. 웃으면서 싸운건데 왜 그래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난 차였다. 처음엔 멍했고, 그냥 잠시 심하게 싸운거라고 생각했고, 그 친구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그 친구한테 차갑게 대하면서 내 앞길만 갔던 지난 날들이 스쳐지나갔다. 이런 저런 생각들로 밤을 샜고, 그렇게 준비했던 토익시험을 포기하고 그 친구네 집앞으로 찾아갔다. 카톡으로 집앞이라고 보내고 너 올때 까지 기다릴거라고 해도 지금은 만나기 싫다라는 말뿐이였다. 그래도 난 기다리면서 전화를 계속했다.. 그러다... 그 친구의 그 엄마라는 사람이 전화를 받았는데

그 친구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들어와서 지금 자고 있다며 나중에 다시 만나라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셨다..

 

그렇게 집에 와서 정말 펑펑 울었던거 같다. 그렇게 내가 목 메고 준비했던 토익시험도 안보러가고 그 친구한테 사과하러 갔지만 이미 늦어버린 그 순간들이.. 사랑도 꿈도 다 놓친 내 자신이 너무 미웠고, 마음 한켠은 뻥 구멍이 뚫린것 같았다. 얼마나 울었을까. 그냥 기숙사 방바닥에 누워서 계속 울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뒤에 내 학교생활과 내 취업준비 시간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정신없이 살다가 나는 몇 개월뒤 원하는 회사에 합격했다.

 

그리고 그 친구한테 합격 축한한다라는 연락을 받았고, 그 뒤 우리는 한번 보자 해서 만나게됐다.

만나자마자 서로를 그리워 했다는게 느껴졌다. 다시 만났는데 여전히 그 때 따뜻했던 느낌 그대로 였다. 너무 그대로여서 신기했다. 같이 자주 걷던 길을 걸었고, 그동안 서로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도서관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나온 우리는 자연스럽게 뭐에 이끌리듯 키스를 했다. 너무 익숙한 느낌인데, 오랜만이라 다시 설렜다. 그런데 입맞춤 뒤에 그 친구는 '아,, 이러면 안되는데..미안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것 같아서 실망했다..

그렇게 어색해진 뒤에 그 친구가 우리집 까지 데려다 주는데 머리 속이 복잡했다.. 그래서 우리 어떻게 할꺼야라고 물었고, 사귀는거야? 너 마음은 어떤데? 라고 묻자. 그 친구는 사귀는데 엄마한테는 말 안하고 사귀자..라는 의아한 대답을 했다.. 나랑 헤어졌다고 말했는데 또 얼마 안되서 다시 사귄다고 말하기가 그렇다고, 이해가 안되는 말이었고, 난 실망해서 됐다고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하고 집에와서 또 다시 이별을 겪었다.

그 애의 우유부단함이. 확실함이 없는게 싫었다. 그 키스는 뭐였을까. 난 확실했는데.. 화가났다. 다신 연락하지 말아야지. 마음 먹었다. 우린 진짜 끝이다라고 생각했다.

난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 우리가족처럼 아무리 힘들고 어려움이 있어도 가족끼리를 똘똘 뭉치는 그래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삶을 이겨가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한번도 본 적없는 그 친구의 엄마가 너무 미웠다. 그래서 이미 틀어져버린 사이라 그 친구와 결혼은 아니라는 걸 마음 속으로 단정 지었다. 그렇게 훌훌 털어버렸다. 그렇게 그 친구와 안되는 이유를 합리화를 시켰다. 그 친구 생각이 날때마다. 계속 그런 합리화를 반복했다.

 

 

 

  

 

 

 

 

 

 

posted by 파란수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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